혜암대종사

법어

제목 혜암큰스님영가법문
작성일 2024-04-24 조회수 1838 작성자 원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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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체 모든 세간 중에 난 것이면 죽고 만다. 오래 산다 하는 것도 죽는 날이 있고 만다. 번성하면 쇠퇴하고 만난 뒤는 이별 있다. 청년 미색 좋은 얼굴 늙고 병들 날이 다가온다. 세력 많은 임금들도 주검에는 도리 없다. 한정 있는 이 세상에 목숨 어찌 한 없을까. 한없는 게 무엇인가 고해윤전 그것이다.

 삼계란건 화택이라 즐거울 것 하나 없다. 유위도랑 그 자체는 苦空無常 밖에 없다. 무너지고 변하며 슬픈 일만 항상 많다. 생사고뇌 우비고통 떠날 때가 있을쏘냐. 이와 같이 갓이 없는 원적에 붙잡히고 번뇌한테 휩싸이고 고치 속에 누에 모양 지혜 있는 사람이면 어찌 이것 탐착할까. 이 몸덩이 고투 성이 좋다 할 것 하나 없다만 신창을 덮어둔 듯 이익될 것 전혀 없다. 낙 받는단 천인들도 마찬가지 고해중생 오욕락이 허망할 째 불 속에 벌과 나비 신세로다.


嗚呼胸中積孤憤이어 日長月長銷骨髓하니

長夜漫漫何時曉야 頻生憤怨啼不己로다.

아 슬프다 마음속에 쌓인 이 외로운 울분 세월이 갈수록 골수를 녹이나니

길고 긴 이 밤은 언제 새려나 자주 분개한 원한이 울기를 마지 않네.


主人公若聽我語하라. 旦暮浮生能畿許가 昨日虛消今日然하면 生來死去知何處를

주인공아 내 말을 들어라 아침저녁 덧없는 인생 그 얼마인가.

어제를 허송하고 오늘도 그러하면 나서 오고 죽어 가는 곳 어딘 지를 알 것인가.


万別千差事는 皆從妄想生이니 若唯此分別하면 何物不齊平을

천가지 만가지 차별 된 일은  모두 망상에서 생기는 것이니

그런 분별하는 마음 떠나면 어떤 물건인들 평등하지 않으리.


枯木에 生花하고 鐵樹에 抽枝라 하니 意作作麽生고?....  良久云

見聞賞知無罣碍하니 六根境界常三昧로다.

사람마다 구족해 있고 낱낱의 사물마다 원만히 이루어져 있는 살길을 노래해 보리니

잘 들으시오 대중들이여 !

가을이 오니 서늘하고 겨울이 오니 춥도다. 낮말은 돌 새가 듣고 밤말은 무쇠 쥐가 듣는다. 이 말이 대중의 마음에 흡족한가?  잠시 있다가 할을 한 번하고 이르되

백척의 장대 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만 하리라.    頌曰


白雲滿乾坤한데 松柏依舊靑이로다.

 木馬虛空鼓하고 石牛歌舞로이로다.

흰 눈은 천지에 가득한데 송백은 항상 푸르도다.

목마른 허공으로 북을 치고 돌소는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도다.


 某 영혼이여 밝고 신령한 그 한점은 끝없는 과거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끊어야 할 번뇌도 없고 구해야 할 보리도 없다. 가고 옴도 없고 진실도 거짓도 없으며 남도 죽음도 없다. 四大가 있을 때도 그러했고 四大를 떠난 때도 그러하다.

 지금 某영가는 분명히 내 말을 들어라 말해보라 법을 듣는 그것은 번뇌에 속한 것인가 보리에 속한 것인가 옴에 속한 것인가 감에 속한 것인가 삶에 속한 것인가 죽음에 속한 것인가. 咄!

 전혀 어떻다 할 수 없다면 그것은 무엇이며 결국 어디서 安心立命하는가 주장자를 한번 내리치고 알겠는가 만일 모르면 마지막 한마디를 더 들어라.


若人欲識眞面目안데 一片香煙起處看하라.

만일 사람이 진면목을 알려거든 한 조각 향 연기 일어나는 곳을 보라.

향을 꽂고는 한참을 잠시 있다가 말해보시오 살았을 때 면목과 죽었을 때 면목이 같은가 다른가 비록 밤낮과 동서는 다르다 하나 뚜렷한 허공은 매한가지니라.

                                    喝  一喝           遂下座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