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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장스님 법문

제목 2559(2015)년5월7일 제9대 해인총림 방장 벽산원각대선사 추대법회 법어
작성일 2017-08-28 조회수 697 작성자 원당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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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上堂)하시어 주장자(柱杖子)를 들어 대중에게 보이시고〕

 

五蘊山頂古佛堂에

毘盧晝夜放毫光이여 

一念心光影現中하니

海印三昧偏十方이로다

 

오온산 꼭대기 옛 불당에

비로자나불 밤낮으로 백호광을 놓네.

한 생각 마음 광명 그림자로 들어나니

해인 삼매가 시방에 두루 하도다.

 

오늘 주장자를 들어 대중에게 보이는 것은 영산회상(靈山會

上)에서 꽃을 들어 보이시고(拈花示衆), 총령도중(蔥嶺途中)에

서 신 한 짝을 들고(手携隻履) 간 소식이라. 비로자나의 백호

광명(白毫光明)이요, 일체 유정의 일념심광(一念心光)입니다.

 

(주장자를 한 번 내리 치시고)

이 주장자 소리는 생사와 열반이 둘이 아니며, 중생과 부처

가 하나임을 나타내는 소식입니다. 번뇌와 보리 그 어디에도

걸림이 없고, 지옥과 부처를 통째로 삼켜 일념화두(一念話頭)

로 씹을 줄 아는 자라야 본분납자(本分衲子)라 할 것입니다.

금일 대중은 세간과 출세간, 생사와 열반 그 어디에서도

살활자재(殺活自在)하여 독행독보(獨行獨步)하는 출격장부의

길을 가야 합니다.

 

백장선사에게 한 수좌가 물었다.

“어떤 것이 기특한 일입니까? (如何是奇特事)?”

선사가 대답하기를,

“대웅봉에 홀로 앉아라(獨坐大雄峰)!”

 

대웅봉에 홀로 앉는 일이야 말로 가장 기특한 일입니다. 대웅

봉은 중국 강서성에 위치한 백장사의 뒷산 봉우리를 가리키

는데, 산세가 웅장하고 험준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이 산의

정상에 홀로 앉으라는 것입니다.

 

수행자에게 참으로 기특한 일이란 역경계(逆境界)든 순경계

(順境界)든 오직 홀로 우뚝 설 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홀로 서지 못하면 참된 공부인(工夫人)이 아닙니다. 출가란

일체의 시비득실(是非得失)과 간택증애(揀擇憎愛)를 떨치고

고봉정상에 독좌하는 것입니다. 한꺼번에 망집을 집어

던지지 못하면 유치한(幼稚漢)에 불과 합니다. 무릇 출가

대장부는 대웅봉에 독좌할 뿐 다시는 유치한 짓을 해서는

안됩니다. 독좌 대웅할 수 있는 수행자라야만 천상천하(天上

天下)에 유아독존(唯我獨尊)하여 비로정상(毘盧頂上)을 활보

할 수 있습니다.

 

伽倻山色千古靑이요

紅流月光萬年明이로다.

昨夜正坐少林院하더니

今朝堆雪春光然하도다.

 

가야산 산색은 천고에 푸르고

홍류동 달빛은 만년토록 밝도다.

어제 저녁 소림선원에 바로 앉았더니

오늘 아침 퇴설당에 봄빛이 완연하네.

 

만 냥의 황금도 다투면 부족함이나

서푼 황금이라도 양보하며 남음이로다.

 

 

억 !

(주장자 세 번 치시고 하좌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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